이번 주 한국에는 추석 명절(9월 20일 월요일 – 9월 22일 수요일)이 찾아왔고, 콜로라도에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이번 여름은 유독 길었지만, 길고도 긴 무더운 여름을 뒤로하고 이제 오후 6시만 되어도 줄곧 쌀쌀한 저녁바람이 우리의 몸을 휘감는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외출도 자제해야 했고 많은 답답함이 있었지만 콜로라도의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왔다.
올해에는 안타깝게도 콜로라도의 대표 명소인 글렌우드 캐년의 행잉 레이크(Hanging Lake)가 산악지대의 진흙산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지만, 지난 주말을 시발점으로 덴버 도심을 벗어나 조금만 운전을 해도 이미 로키 산맥에는 다채로운 단풍과 선선한 바람이 만연해졌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365일 녹지 않는 만년설의 자연이 우리를 팔벌려 안는 콜로라도의 가을을 찾아 드라이브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트레일 리지 로드(Trail Ridge Road)
가장 가까운 도시: 에스테스 공원(Estes Park)과 그랜드 레이크(Grand Lake)
만약 올해 콜로라도 자연경관의 최고 명소들 중 하나인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을 방문하는 것을 미뤄왔다면, 다가오는 주말이 아마도 완벽한 기회가 아닐까 싶다.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의 유명한 트레일 리지 로드(Trail Ridge Road) 는 에스테스 공원과 그랜드 레이크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며, 해발 12,000피트 이상으로 뻗어 있다. 특히 산악지대 중에서도 가을 단풍으로는 최고봉이기 때문에 가을내음을 가까이서 맡고자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다채로운 색채를 뽐내는 가을 단풍의 풍경을 즐기며 트레일 리지 로드의 수많은 산책로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년 중 이맘때면 야생동물의 활동량도 증가해 엘크 무리를 포함한 다양한 산 속 야생동물과의 조우도 가능하지만 야생 동물들과는 항상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현재 10월 11일까지 예약이 필요하므로 가기 전에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라스트 달러 로드(Last Dollar Road)
가장 가까운 도시: 텔루라이드 & 리지웨이(Telluride & Ridgway)
보통 텔루라이드와 리지웨이를 방문할 때, 많은 이용객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편이다. 리지웨이에서 텔루라이드까지 하이웨이를 타고 가면 약 40마일의 거리를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20마일 거리의 라스트 달러 로드 비포장도로를 드라이브하면 최소한 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콜로라도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시즌에는 금빛으로 뒤덮인 산자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약 18마일의 비포장 도로인 라스트 달러 로드(Last Dollar Road)를 질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라스트 달러 로드는 주 남서부에 위치해 콜로라도 산맥의 사계절 각각 다른 모습의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한여름이 지난 9월과 10월에는 컬러풀한 가을의 매력에 흠뻑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단풍시즌은 평균 9월 중순부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계속되는데 올해에는 9월 말이 가장 압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디펜던스 패스(Independence Pass)
가장 가까운 도시: 아스펜과 트윈 레이크(Aspen and Twin Lakes)
사시나무 잎의 색깔이 바뀌는 마법을 아스펜 근처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올 가을 콜로라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인디펜던스 패스(Independence Pass)로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이 도로는 콜로라도 산맥의 가을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꼬불꼬불한 도로와 가파른 내리막길에 유의해야 하지만, 콜로라도 82번 도로(Colorado 82)를 따라 아스펜과 트윈 레이크 사이의 컨티넨탈 디바이드(Continental Divide)를 가로지르면 해발 12,095피트의 인디펜던스 패스에 도착할 수 있다. 손에 닿을듯한 구름과 선선한 가을 공기, 그리고 로키 산맥의 단풍이 방문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인디펜던스 패스 주변의 인기 명소들로는 아스펜 산(Aspen)과 마룬벨즈(Maroon Bell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