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Dark Web)’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접속 허가가 필요한 네트워크나 특정 소프트웨어로만 접속할 수 있는 오버레이 네트워크(Overlay Network)는 다크넷(Darknet)이라고 부른다.
다크넷 가운데, 웹만을 따로 다크 웹(Dark Web)이라고 부른다. 딥웹에 다크넷이 들어가고, 다크넷에 다크 웹이 포함된다. 딥웹이라는 용어를 다크넷이나 다크 웹을 가리키는 데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공간은 크게 ‘표층웹(Surface Web)’과 ‘딥웹(Deep Web)’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글, 야후 등 일반 검색 엔진으로 검색 가능한 영역이 표층웹, 일반 검색 엔진을 통해 검색되지 않는 영역이 딥웹이다. 딥웹의 경우 종종 다크웹과 혼동해 같은 의미로 쓰이곤 하나, 일반인의 인식에 비해 무척 범위가 넓은 공간이다. 가령 검색에 제한이 돼 있는 기업 내부의 사설망이나 개인 이메일, 클라우드, 카페, 포럼, 개인 사이트 등도 딥웹이다. 이런 범주 안에 다크웹이 속해 있다.
다크웹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바깥에 드러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네트워크다. 이용자의 익명성 보호가 최대 목적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다중 우회 브라우저인 ’토르‘ 등의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할 수 있으며 암호화된 어니언(onion) 계열의 페이지가 대표적이다.
지구상의 몇몇 국가는 감시와 검열을 통해 개개인의 이념과 사상을 억제하고 탄압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사회운동가나 언론인, 내부고발자는 일반적인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정부기관의 추적으로 체포되어 고문받거나 살해당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보안과 익명, 프라이버시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이들은 기관이 쉽게 추적할 수 없는 암호화된 지하 네트워크, 즉 다크웹으로 숨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신념 때문에 목숨을 건 싸움을 하는 사람들 말고도 위조지폐, 무기 암거래, 청부살인, 공문서 위조, 마약 거래, 아동 포르노 거래와 같은 위험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도 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다크웹으로 숨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전세계의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다크웹을 사용하면서 다크웹은 이태껏 본 적 없는 독특한 사이버 공간이 되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익명과 자유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대신 각종 범죄자들이 모이는 부정적인 영향도 생긴 것이다.
다크웹 사건사고의 추적이 어려운 근본적인 원인은 토르 브라우저의 익명성 때문이다. 토르 브라우저의 경우 3중 암호화를 거쳐 송수신되는 모든 패킷을 우회하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A라는 이용자가 토르를 통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한다면 A(출발지)부터 입구·중계·출구 3개의 중계지를 거쳐 사이트(도착지)에 접속하게 된다. 입구에서는 출구와 도착지를 모르고, 중계에서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모르며, 출구에서는 출발지, 입구를 모른다. 가령 토르를 이용해 악플을 달아 추적이 필요할 경우 ‘출구’의 ip만 추적되기 때문에 A라는 이용자의 익명성은 보장되는 셈이다.
이런 토르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는 익명성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거래하거나 불법적인 마약, 포르노, 해킹툴 등을 거래하는 등의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폭발물이나 무기 등도 거래할 수 있다. 본디 수면 아래 감추어져 있던 다크웹이 대중이 알 수 있을 만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암호화폐의 영향이 크다.
기존에는 다크웹을 통해 불법적인 거래를 하면 인터넷 공간에서 익명성을 철저히 유지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수사망을 좁히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자금 유통에 대한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테크놀로지가 발전할수록 다크웹의 추적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정부가 SNI필터링을 통해 불법유해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지만 다크웹은 기술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태이다. 다크웹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줄일 수는 있다. 현실에서 마약 수요가 있으니 마약을 다크웹에서 찾는 것이다. 마약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다크웹을 근절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효과가 적다.
이와 더불어 개인 및 사회 차원에서 웹윤리를 다시 세워야 한다. 다크웹 수사시 국가간 협력도 필수적이다. 다크웹은 인터넷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정보의 올바른 유통과 획득이다.
Chael Ki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