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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텅 빈 교실의 역설… 학생은 줄었지만 ‘제때 졸업’은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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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대안 학교로… 가속화되는 ‘교실 엑소더스’

(콜로라도 = 이현진 기자) 콜로라도 공립학교 시스템이 전례 없는 인구학적 변화와 학업 성취도의 역설적인 상승 곡선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학생 수는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역설적으로 고등학교 졸업률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콜로라도 공교육이 ‘학생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와 ‘학력 신장’이라는 성과 사이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텅 비어가는 교실, 10년 만에 최저 등록률

콜로라도 교육부(CDE)가 발표한 최신 ‘SchoolView’ 데이터에 따르면, 2025-2026학년도 콜로라도 공립학교(PK-12)의 총 등록 학생 수는 870,79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25학년도의 881,065명, 2021-22학년도의 886,517명과 비교해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러한 감소세 속에서도 공교육을 이탈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가정은 늘고 있다. 2025-26학년도 기준 전일제 홈스쿨링을 선택한 학생은 10,367명으로, 2022년 대비 19.5%나 급증했다. 차터 스쿨(Charter Schools) 등록 학생 또한 134,035명에 달하며, 온라인 학교 등록생도 34,617명을 기록해 공교육의 대안을 찾는 수요가 꾸준함을 보여주었다.

떠나는 학생 붙잡았다… 졸업률 상승과 중도 탈락 감소

학생 수 감소라는 어두운 그림자 반대편에는 ‘학업 성취도 향상’이라는 밝은 빛이 존재한다. 2024-2025학년도 기준 4년 졸업률은 85.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팬데믹 이후 교육 현장이 회복세를 넘어 성장세로 돌아섰음을 증명한다.

긍정적인 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도 탈락률(Dropout Rate) 역시 1.6%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도(1.9%) 및 2년 전(2.1%)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개선된 수치로, 학교 현장이 위기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붙잡아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인종별 졸업률을 살펴보면 아시아계 학생이 92.6%로 가장 높았으며, 백인(90%), 혼혈(85.7%), 흑인(80.6%), 히스패닉(80.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 빈곤층 학생들의 졸업률이 78.8%를 기록하고, 영재(Gifted & Talented) 학생들의 졸업률이 96.2%에 달하는 등 다양한 그룹에서 고른 성과가 확인됐다.

다양성 존중과 새로운 교육 실험

콜로라도 공교육은 인구 구성의 다양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현재 콜로라도 공립학교는 99,385명의 다국어 학습자(Multilingual Learners)와 119,443명의 특수 교육 대상자를 교육하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학생 수는 317,014명으로 전체 학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백인 학생(426,362명) 다음으로 큰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 과정의 혁신도 눈에 띈다. ‘이중언어 능력 인증(Seal of Biliteracy)’ 제도가 덴버 공립학교(DPS), 제퍼슨 카운티 등 주요 교육구에서 활발히 시행 중이며,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후 리터러시 인증(Seal of Climate Literacy)’ 역시 볼더 밸리, 푸드르(Poudre) 교육구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공교육이 단순히 교과 지식 전달을 넘어, 글로벌 시민 의식 함양으로 목표를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산과 규율, 남겨진 과제들

그러나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2025-26학년도 총 교육 예산은 약 76억 8,900만 달러로, 전년도(약 78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예산 축소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교육의 질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교내 규율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할 숙제다. 2024-25학년도 징계 데이터를 보면 ‘유해한 행동(Detrimental Behavior)’으로 인한 사건이 24,941건, ‘불복종/반항(Disobedient/Defiant)’ 관련 사건이 10,653건 보고되었다. 마약 관련 위반(4,227건)이나 담배 관련 위반(3,349건) 역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여, 학생들의 정서 및 행동 발달을 위한 생활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콜로라도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인구 절벽의 시대에 졸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는 양적 성장보다는 줄어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질적 성숙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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