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1월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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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비 호수 Granby Lake

독자여행수기 요산요수(樂山樂水)를 만끽 할 수 있는 그랜비 호수

나에게는 미국 콜로라도로 이사 와서 세분의 멘토를 나름 모시고 있다. 물론 그분들께서는 멘티가 나인지는 모르시겠지만, 하여간 나는 그분들을 보고 배우면서 이곳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세분 중 한 분은 얼마 전 멀리 버지니아로 이사를 가셨고, 남은 두 분 중에 한 분이 하시는 사업장의 형님께서(사실 마주치면서 인사만 하는 관계였던지라 형님이셨는지도 정확치 않았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캠핑이나 낚시 같이 한번 가자고 하셨는데, 매번 “다음에” “다음에”만 하다 거절은 세 번 이상 하는 게 아니라고 어디서 들은 게 있기도 했고, 이번에는 막내도 어느 정도 차를 타고 다닐 만한 나이가 되어 이번 Memorial day연휴 동안 함께 하게 되었다.

그분이 캠핑과 낚시를 가시는 곳은 그랜비, 덴버에서는 차로 2시간 정도(약 100여 마일) 떨어진 곳이다. 미국에 이사 온 다음 해인 2018년 여름에 한번 다녀와본 장소긴 하지만 그때는 아직 이곳 미국 생활과 직장생활에 적응하고 할 것이 많던 시기라 마음의 여유 없이 가본지라, 시간에 쫓기듯 마치 반환점 찍고 돌아오는 게 다여서 그곳의 경치며 즐길 거리를 제대로 못 느끼고 왔던 곳이다.

하지만 시간이 2년이나 흐르면서 여기 미국 생활과 직장생활도 안정되고 그동안 갓난아이였던 막내도 어느새 훌쩍 커버려 2-3시간 정도의 차량 이동은 큰 무리 없이 적응해 주었다.
그렇게 다시 찾게 된 그랜비 호수. 분명 2년 전 왔을 때와 그랜비의 강산이 크게 변하진 않았을 텐데 내가 느끼는 감정은 사뭇 달랐다. 누가 “복잡할 때 여행을 떠나 홀가분하게 돌아와라”했는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평안하고 여유로울 때 여행을 떠나 마음껏 만끽하고 돌아와라”라고 해주고 싶다.

다시 찾은 그랜비 호수를 내가 느낀 대로 말하자면, “한국의 춘천과 제주도 한라산을 잘 버물려 놓은 곳”이라 느껴진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은 마치 제주도 한라산이 몇 개나 중첩되어 있듯이 웅장한 멋을 주고, 호수는 잔잔하면서도 너울이 있어 ‘호반의 도시’ 춘천처럼 고즈넉한 운치를 주고 있다.

콜로라도로 이사 오면서 한국의 그리운 것들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바다”인데, 여기 호수는 제법 크기가 있어 가만히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바다에 와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좋았다.
그랜비 호수와 연결된 그랜드 호수에는 관광지스러운 작은 상점들로 이루어진 마을이 있는데 여기는 서부시대의 한 장면을 보는 듯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호수 어느 곳을 가든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과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이나 한여름 시원한 물놀이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일 것 같다.

강을 끼고 있는 집들은 하나같이 다들 수상보트가 출입할 수 있는 보트 전용주차장이 있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고 했다.
미국에 이사 와서 지낸 지 4년이 넘도록 여행은커녕 캠핑을 한 번도 못 가봤는데(못 간 것인지 안 간 것인지) 마침 알게 된 형님이 자신의 캠핑장으로 초대를 해주셔서 정말 미국스러운 캠핑을 느껴볼 수 있기도 했다. 그랜비 호수와 가까운 곳에는 몇 군데 RV캠핑장이 있는데 형님은 그중 한 곳에 자신의 캠핑 트레일러를 설치해 놓으셨다. 화장실부터 부엌, 침대며 작은 집이라 해도 무방할 캠핑 트레일러를 처음 접해본 나는 연신 “우와, 우와”하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정말 미국에 와있는 것을 느껴보는 순간이었다.

지난 4년 동안 물론 한국에서의 생활보다는 여유롭고 풍족하게 지냈지만, 아직 나름 여기 미국에 완전히 정착하고 뿌리를 내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런 좋은 풍경과 낭만을 즐기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접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형님처럼 굳이 RV가 없더라도 호수 근처로 꽤 많은 숙박시설과 다양한 종류(텐트, 트레일러, 카라반, 웨건 등등) 캠핑장이 있으니 자신의 형편껏 머물며 그랜비와 그랜드 호수 주변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단, 호수에 들어가서 낚시를 하거나 공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와 허가료(1일 입장에 5달러선)를 지불해야 하니 괜히 입장료 없이 들어가거나 낚시를 하다 공원 레인저에게 적발되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불상사는 없길 바라본다.콜로라도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그랜비 쪽은 더욱 하늘과 가까워서 그런 건지 구름 사이를 지나갈 때도 있는 것 같고, 공기도 더 맑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럴 때 멘토 한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러려고 미국 온 거 아니냐” 맞는 말이다. 이런 경치와 여유를 즐기려 한국의 레드오션에서 여기 ‘기회의 땅’ 미국으로 온 것인데 나는 아직까지 레드오션에서 헤엄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누군가는 오고 싶어 해도 못 오고, 지내고 싶어도 못 지내는 곳이 될 수 있는 곳에 와 있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 가진 것 / 원하는 것”이란 것을 상기하면서, 지금 가지고 누리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함을 상기하게 되는 여행이었다.

-권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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