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즐거워 보이는 이 장면은 춘향 이를 떠오르게 한다.
그네는 남자의 호기심과 억압된 여성의 성적 매력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인간의 감성은 그 당시 교류는 없었어도 동서양이 비슷한가 보다.
귀족층들의 향락이 절정을 이루던 로코코 시대의 화가 프라고 나르드의 초기 작품인데 화가의 후원자였던 상 줄리앙 백작은 어리고 사랑스런 여인의 그네를 미는 남편을 주교로 그리고 자신의 모습은 여인이 자신의 속옷을 보이며 신발을 벗어 던지는 그 앞쪽 애인의 모습으로 그려 달라고 주문 했다고 한다. 뭔 심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껍질만 가진 종교의 권위에 한방 먹이고 싶었나 보다.
처음에 의뢰인은 화가 가브리엘 프랑수아 도엥에게 주문 했다는데 화가 가브리엘은 카톨릭 교회의 반발을 우려해 작품을 거절하고 젊은 작가 프라고 나르드를 추천 했다고 한다.
서로의 절충으로 비록 그네를 미는 남편 모습을 주교의 모습으로 그리진 못했지만 아래 부분의 멍멍이가 놀라 짖어 대는 건 그 당시 집안 강아지는 결혼 충실의 의미 같은 것으로 일종의 경고라고 보아도 된다고 한다.



작가: Jean-Honore Fragonard (1732-1806) (사진=wikimedia.com)
울창한 숲은 연인들의 달아 오른 감정을 표현했고 프랑스 귀족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로코코 시대의 막장 드라마 같은 그림이다.
화가가 1760년 여름 머물렀던 이태리 티볼리 저택 정원이 그림의 배경이라고 한다. 이 그림을 소장 하던 첫 번째 주인은 1789 년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 되었고 1860년 까지 쾌락주의 그림으로 분류되어 전시 할 수 없었다. 성난 무지한 군중들에 의해 불태워 버리지 않았음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구상에는 혁명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수 많은 문화 파괴가 있었다. 고상하건 경박하건, 예술은 그 시대의 생각과 사회를 반영하고 그것이 자연스런 예술의 유희이며 본성이다. 인간의 고상 이나 거룩함 속에는 때때로 위선이 포함 되어 사실과 진실을 왜곡 시킬 때도 있다.
바로크 미술에서 로코코 미술로 바 뀌는 계기가 된 것은 루이 14세의 죽음이다. 왕권의 쇠락과 함께 프랑스 파리 귀족의 파워가 세지면서 권력은 자연스럽게 귀족 중심이 되었다.
주로 왕실 초상화나 신들의 이야기를 그리던 바로크 미술이 귀족들 중심의 장식적이고 사치하고 로맨틱한 로코코 미술로 바뀌기 시작했다.
귀족들의 예술적 욕구가 사적 인 공간, 살롱을 중심으로 토론과 예술과 사랑의 장소가 되었고 불륜과 애로티시즘 으로 장식된 로코코 그림들이 나오게 되었다. 반 윤리적이고 천박하다고 이 그림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법 하지만 내가 보기엔 재미있고 보기에 즐겁다.
현대에 와선 디즈니 만화 “겨울 왕국”에도 패러디 되어 두루두루 사랑스럽게 쓰이고 있으며 그림이 그려졌던 배경을 아는 것도 재미있긴 하지만 지금 현재 있는 그대로 감상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The Stolen Kiss” 이 그림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듯 하다.
녹음방초 한 계절에 모두 건강하시고 사랑 많이 하시고 평안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