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4월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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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일관성 있는 양육법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학교들이 긴 방학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넘었다. 아이들의 방학은 곧 엄마들의 풀타임 육아로 연결된다. 게다가 재택 근무하는 남편까지 합하면, 엄마들의 하루는 육아와 삼시 세끼 요리로 쉴 틈 없이 바빠진다. 같은 입장에 있는 엄마들과 카카오톡으로 신세 한탄을 하다가 문득, 제 방 침대에 누워 들어 올린 양다리를 잡고 천장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딸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시국이 우리 딸 아이에게는,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

매일 가던 학교도 안 가고, 만나서 놀던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에만 갇혀 있게 된 아이들. 예측하지 못한 생활 패턴의 변화와 맹목적인 자유 시간은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안겨 준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코로라 바이러스 뉴스들로 인한 부모들의 불안 심리와 부담감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참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혼자서 심심해 하는 초등학교 3학년 딸에게 짠한 기분이 들어, 딸의 기분은 어떤 지 슬며시 물어봤다.  학교에 안가도 되니 기쁘기도 하고, 친구들을 못 만나니 슬프기도 한데 어떤 기분이 더 큰 지는 잘 모르겠단다. 혼란스러운 거다. 지난 주 콜로라도에 있는 학교들은 일제히 방학을 4월 17일까지 연장하였으나, 실제로 아이들이 언제부터 학교에 다시 가게 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사실상 무기한의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이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기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부모들은 이 무기한의 방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유아 교육에서는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일관성 있는 양육법을 제시한다. 아이들은 매일 똑같은 일과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고, 언제나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이는 양육자에게 신뢰감을 쌓는다. 아이들의 하루는 학교에 다닐 때의 하루와 큰 차이가 없게 설계되어야 하고, 부모는 매일 같은 목소리를 내며 아이를 격려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하루 일과표를 만들라.

한국의 엄마들은 육아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부지런한 엄마들은 홈스쿨링 계획을 커리큘럼 부터 주간 계획표까지 짜서 공유하고 있었다. 주간 계획표에는 아이들이 요일마다 배우고 학습해야 할 내용들이 정리 되어 있었다. 이런 주간 계획표를 가지고 있는 엄마라면, 분명히 자신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 두고, 하루 중 아이를 가르칠 시간을 틈틈이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엄마의 일이 또 하나 늘었다. 당사자인 아이는 정작 자신의 하루가 어떻게 진행될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불안감에 “그 다음엔 뭐해?”, “언제 나가서 놀아?”, “이거 다 하면, 게임 할 수 있어?”등의 질문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하루의 일과표가 필요하다. 하루 일과표는 아이가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게 아이와 함께 만들고 이해 시켜야 한다.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없는 나이라면, 사진과 그림들을 이용하여 비주얼 스케쥴을 만들어 보자. 각 활동은 위부터 아래의 순서로 나열을 해야 아이가 이해하기 쉽다. 아이의 눈 높이에 맞게 벽에 붙여두고, 지금은 그 스케쥴 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자석이나 벨크로 등을 이용하여 표시하자. 한 활동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직접 자석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학교에 다니는 연령의 아이라면, 학교 일정표를 참고 하여 대략의 아웃라인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활동은 실내 활동과 바깥 활동, 조용한 활동과 액티브한 활동, 규제된 활동과 자유활동,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 등의 밸런스를 맞추어 짜여져야 한다. Pinterest.com에서 visual schedule이나 daily routine schedule을 검색하면 내 아이에게 맞는 다양한 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로 격려하라. 

자신만의 하루 일과표가 생기면 아이들은 기뻐하고, 일 주일 정도는 잘 따를 것이다. 하지만 일 주일이 지나는 시점이 되면, 안하고 싶은 것은 건너 뛰려고 하고, 일과표를 안 따라도 되는 건지 떼를 쓰며 부모를 시험해 보려 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부모는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먼저 ㅇㅇ을 해야, 그 다음에 ㅇㅇ을 하는 거야.” “지금은 ㅇㅇ하는 시간이야.”라고 일과표를 보여 주며, 단호하게 지도해야 한다. 사정상 스케쥴 대로 진행할 수 없는 날이라면, 아침에 미리 변동 사항을 아이와 공유해야 한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그래서 ㅇㅇ대신 ㅇㅇ하는 날이야.”라고 설명해 주고, 해당 되는 스케쥴에 다른 스페셜 카드를 붙여준다. 만약, 아이가 한 활동에 몰두 하거나, 어떤 스케쥴을 좀 더 길게 하게  싶다면 유연성 있게 조정하길 권한다. 몇 시에 무엇을 하는 것은 기준일 뿐이고, 어떤 순서와 패턴으로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스케쥴을 잘 따르고 있다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우와, 벌써 숙제 다했어? 꼼꼼히 잘 썼네.”, “우리 ㅇㅇ는 참 책임감이 강하구나.”, “우리 ㅇㅇ는 스스로도 잘해요.” 등의 칭찬이 넘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김은주

  • 유아 놀이교육 전문가
  • 덴버 한국어 놀이학교 교사
  •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 교사
  • eunjukim092@gmail.com


김은주 칼럼니스트
유아 놀이교육 전문가, 덴버 한국어 놀이학교 교사,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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