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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어른만? 캘리포니아에는 아직 ‘최저연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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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4개 주서 미성년자 혼인 예외 허용…캘리포니아, 18세 미만 전면 금지 법안 상원 표결 앞둬

미국에서 선거권은 18세부터, 술은 21세부터다. 그러나 결혼할 수 있는 나이는 거주하는 주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법률에 혼인 가능한 절대적인 최저연령조차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최저연령이 없다’는 말이 어린이가 아무런 절차 없이 결혼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원칙적으로 만 18세가 돼야 혼인허가서를 받을 수 있다. 18세 미만은 법원의 허가를 받고, 통상 부모나 법정대리인 가운데 한 명의 서면 동의를 제출해야 한다. 동의할 수 있는 부모가 없으면 법원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가족법 제304조에 따르면 가정법원 조사기관은 미성년 당사자와 부모 등을 따로 면담해 강요·협박·사기·학대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 법원도 결혼 당사자들을 개별적으로 심문한다. 당사자 중 한 명이라도 17세 이하라면 법원의 허가 후 원칙적으로 30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동등 학력을 갖춘 17세에게는 면담과 대기기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16세 또는 17세 당사자가 임신한 경우에도 30일 대기기간의 예외가 인정된다. 이런 절차는 미성년자 혼인을 제한하지만, 법률이 결혼할 수 있는 절대적인 하한선을 정한 것은 아니다.

4개 주에는 절대적 최저연령 없어

미국에는 전국에 똑같이 적용되는 혼인 최저연령이 없다. 혼인 요건은 각 주가 정한다.

2026년 8월 10일 현재 실제 시행 중인 법률을 기준으로 보면 캘리포니아·미시시피·뉴멕시코·오클라호마 등 4개 주에는 미성년자 혼인의 절대적 최저연령이 없다. 하와이와 캔자스는 예외적으로 15세부터, 아칸소 등 20개 주는 16세부터, 플로리다·조지아 등 8개 주는 17세부터 혼인을 허용한다.

반면 코네티컷·델라웨어·메인·매사추세츠·미시간·미네소타·미주리·뉴햄프셔·뉴저지·뉴욕·오리건·펜실베이니아·로드아일랜드·버몬트·버지니아·워싱턴 등 16개 주는 18세 미만의 혼인을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34개 주에서는 부모의 동의, 법원의 허가, 임신 또는 독립된 생활능력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18세 미만도 결혼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는 2026년 미성년자 혼인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지만 시행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18세 미만 혼인을 전면 금지한 주는 17개로 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주는 33개로 줄어든다. 오클라호마의 관련 내용은 주 상원의회 발표에 담겨 있다.

텍사스도 부모의 동의만으로 미성년자가 결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텍사스 가족법 제2.101조에 따라 18세 미만 신청자는 미성년자 지위를 법적으로 해제하는 법원 명령을 받아야 한다.

텍사스에서 이러한 독립 지위는 일반적으로 17세부터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부모와 떨어져 거주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고 재정을 관리하는 사람은 16세부터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텍사스의 실질적인 혼인 최저연령은 16세지만, 법원의 독립 인정이 전제된다.

미성년자 혼인 근절단체 ‘언체인드 앳 라스트’는 미국에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약 31만4,154명의 미성년자가 합법적으로 결혼한 것으로 추산했다.

캘리포니아, 이번에는 18세 미만 혼인 금지할까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현재 미성년자 혼인을 전면 금지하는 AB 1267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게일 펠러린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혼인허가와 동거관계 등록이 가능한 최저연령을 예외 없이 18세로 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가족법에 규정된 부모 동의와 법원 허가 절차도 폐지한다.

법안은 2025년 6월 2일 주 하원에서 찬성 66표, 반대 8표로 통과됐다. 이후 상원에서 수정됐으며, 2026년 8월 10일 현재 상원 본회의 안건에 올라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상원에서 가결되더라도 절차가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원 수정안에 대한 하원의 동의를 거친 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해야 법률로 확정된다. 따라서 이를 ‘최종 표결 단계’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상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은 18세부터…미성년자는 부모 동의 필요

한국은 민법 제807조에 따라 만 18세부터 혼인할 수 있다. 18세 미만은 부모의 동의나 법원의 허가가 있어도 혼인할 수 없다.

다만 한국 민법상 성년은 만 19세이므로, 18세가 혼인하려면 부모나 미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혼인 최저연령을 낮춰주는 예외는 없다.

유니세프는 당사자 중 한 명이라도 18세 미만인 공식 혼인이나 사실혼을 ‘아동혼’으로 규정한다. 조기 임신과 학업 중단, 사회적 고립, 경제적 기회 상실, 가정폭력 위험 증가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한다.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 5.3을 통해 2030년까지 아동혼과 조혼, 강제혼을 근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2023년 미국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당시 41개 주에서 18세 미만 혼인이 가능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연방과 주 등 모든 수준에서 18세 미만 혼인을 금지하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미성년자 혼인을 둘러싼 논쟁은 결혼의 자유와 종교·가족의 선택을 중시하는 주장, 아동은 결혼에 충분한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인권론이 충돌하는 문제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최저연령 없는 결혼’ 논란이 이번 입법을 통해 끝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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