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4월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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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실한 구두 수선공! 가난한 환자를 돌보는 선한 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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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복, 박수지 부부의 헌신과 봉사 

박노복, 박수지! 이 부부의 삶을 돌아보면 어떻게 이처럼 무모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이처럼 도전적일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이처럼 헌신적일까 싶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마음만 먹으면 미국에 나오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1975년, 딸 둘을 두고 있는 34~35세 부부로서 무작정 미국으로 나오는 것은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부는 청년들도 쉽게 하지 못할 일을 멋지게 해낸 분들입니다. 미국에 온 이후의 삶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난한 사람, 불쌍한 사람을 도우며 살겠다는 처음 결심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아파트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며 결심하다

미국으로 나온 초기에 두 사람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파트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면서 결심했습니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을 도우면서 살겠다고. 공부하기 위해서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미국에 온 지 한 달 만의 일이었습니다. 영어도 서툴고 체격도 작은 청년 박노복은 한국인 특유의 깡으로 힘들고 어려운 훈련을 이겨냈습니다. 6개월 후에는 젊은 엄마 박수지도 군에 입대하였고 3~4년씩 군복무를 이어갔습니다. 공부하기 위해서 미국에 왔으니 의무기한만 마치고 전역했습니다. 1979년 덴버로 이주하였고 박수지 학생은 CU Boulder에서 약학을, 박노복 학생은 DU에서 사진학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손재주를 살려 시작한 구두 수선하는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청년 박노복은 손재주가 특히 좋았습니다. 잠자고 있는 전자제품은 그의 손을 거치면 다시 생명을 얻었습니다. 구두와 가방은 물론 가전제품을 수리하면서 보람도 많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대체로 손재주가 없어서 수선하는 일을 잘 하지 못합니다. 볶은 참깨 하나를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손재주를 가진 박노복은 달랐습니다. 젊은 여성이 할머니가 물려준 낡은 구두 수선을 의뢰하면 신이 났습니다. 새 구두처럼 되돌릴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성을 다해 새것처럼 수선해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수선해준 가방을 끌어안고 감사하다며 울먹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수선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때 지점을 5개나 운영할 정도로 바쁘게 일했습니다. 구두 수선을 시작하지 어느덧 40년이 지났고 이제 80 넘은 노인이 되어 지금은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체력도 달리니 쉬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도 이루지 못한 일이 있어서 그만둘 수 없습니다. 구두를 수선하고 가전제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면서 한푼 두푼 모은 돈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 장학금 지급, 입양아 캠프 지원, 무료 건강검진 지원, 어린이 미술경시대회 등에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30년도 훨씬 전에 회원들과 함께 만든 라이온스 클럽 장학재단은 콜로라도 한인들이 세운 첫 장학재단이었습니다. 이 장학재단이 다양한 장학재단을 탄생시키는 바탕이 되었으니 한 알의 밀알이 썩어 수십 배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년의 열정을 가진 80대 박노복 선생님의 손은 그동안의 수고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손을 바라보면서 “잘 버텨준 손에게 고맙다”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에게 그런 재주를 물려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도 자그마한 체구에 어쩌면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여전히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노복 선생님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노인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집중하여 꼼꼼하게 일하는지 모릅니다. 박노복 선생님보다 젊고 건강하지만, 의미 있는 봉사활동도 멀리하고 빈둥대는 분들이 있다면 스스로 돌아봐야 할 점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분들에게 80 훨씬 넘은 젊은이 박노복 선생님의 삶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2022년, 박수지 박사의 80세 기념일에서 다정하게 함께한 모습 (사진 이현진 기자)

선한 사마리아인 박수지 선생님의 헌신과 부부의 소망

박수지 선생님의 삶은 콜로라도 한인들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입양아와 부모를 초청하여 한국을 알리고 체험하는 Korean Heritage Camp는 입양아들이 가장 참석하고 싶은 캠프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돈 없고 가난한 이웃에게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주로 소수민족으로 보험이 없어서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수년 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심하게 진행된 한국 환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대로 두면 꼼짝없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 병원을 알아보고 무료로 수술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잘 회복하여 1년 후 찾아왔습니다.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하게 회복한 모습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박수지 선생님도 큰 수술을 받았고 건강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이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이들 부부가 바라는 소망은 현재 추진 중인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참전용사를 기리는 일에 한인들이 힘을 합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한인 사회를 이끌어야 할 지식인들이 은둔(?)하며 한인 사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능력도 있는 분들이 이처럼 외면하는 이유는 한인 사회의 병폐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인 그룹이 양지로 나와서 한인 사회의 리더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주고 가진 것을 나누며 봉사하는 한인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박노복 박수지 선생님 부부는 눈에 띄지 않는 외진 곳에서 맡겨진 소명을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이분들처럼 가진 능력을 나누고 헌신하는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지금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눈을 돌려 이들의 손을 붙잡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한인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끝>

<정바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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