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5월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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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여당의 독주, 브레이크는 있어야 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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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가 국회법상 시한을 지켜 본회의를 열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원 구성 협상
불발에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에서 곧바로 퇴장함으로써 제1야당이 빠진 ‘반쪽’ 본회의에서 여당
몫의 의장단만 선출됐고 통합당 몫으로 내정된 정진석 부의장 선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당이
단독 개원을 강행해 국회의장을 단독 선출한 것은 1967년 7대 국회 때 (박정희 대통령의 재선이
치러지던 당시) 야당이 선거부정을 이유로 등원을 거부한 이래 5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여당은 단독 개원에 그치지 않고 남아 있는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국회법상 시한인
8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의 야당 몫 요구를 고수할 경우
‘승자독식주의(winner takes all)’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올 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는 모양새이다. 우여곡절 끝에 선출 시한을 넘겨가며 막판 협상을 하고 있으나 결과를 떠나
민주화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다수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지금의
상황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치열한 정치 싸움에 힘의 논리는 언제나 있는 일이었지만
회기 초기엔 ‘협치’에 대한 어느 정도의 노력내지는 적어도 그런 제스처 정도는 보이는
승자로서의 예의가 있어 왔다.


과반을 훌쩍 넘어 177석을 몰아준 국민의 뜻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명령이라는 여당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협치’ 따위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도를 넘은 폭주로 앞으로의 4년을 내 달리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다수결의 원칙이
민주주의의 기본 틀이기는 하나 무작정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당장 코앞에 제3차 추가경정예산(35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추경) 등
범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인 현안이 산 넘어 산이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에 표를 던진
투표 참여자가 어림잡아 40%를 넘는다. 연동형 투표시스템이 코미디로 전락하면서 박빙경쟁 속
많은 승리를 챙긴 민주당이 절대적 과반의석을 차지하긴 했으나 그 결과가 정치적 일방통행권을
부여해 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과 두 회기 전인 19대 국회에 과반을 내어주고 완패 했던 민주통합당이 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의 전신이다. 자연스럽게 균형과 견제가 작동하기 어려울 만큼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시작하는 이번 국회에서 다수당의 정치 성적표는 더욱 까다롭고 엄격한 국민의 채점을 받게 될
것이다. 국민의 심판은 점점 더 단호하고 신속하게 이루어 지는 추세이다. 대의 정치에서
국회의원은 엄연한 국민의 ‘아바타’이다. 그 이상이 되려 하는 순간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가 큰 대가를 치르며 이미 학습한 사실이다. 하늘을 향해 으쓱해야 할 어깨가
아니라 무겁디 무거워야 할 어깨이다.
역대 대통령 당선 소감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다. “이제 지지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승자의 품위가 뿜뿜 풍겨나는 대목이다.

국민들의 선택 속에는 좀 더 나은 정치를 기대하는 바램이 깔려있다. 누군가를 이긴 자로 만들어
불필요하게 과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완장’을 채워주고자 함이 아니다. 최선(最善)을
고르기에는 선택지가 너무 초라하여 늘 차악(次惡)을 선택해온 지 오래 되었다는 걸 정치인들만
모르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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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칼럼니스트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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