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25, 2022
Home 오피니언 권달래 이야기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

‘모든 것은 무상하며 이것은 생멸의 이치다. 생과 멸이 다 소멸하고 나면 적멸한 것이 즐거움이니라.’
이 사구게는 세존의 전생에 한 구절의 가르침을 얻어 듣기 위해서 위법망구(爲法忘軀), 즉 진리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육신을 기꺼이 던져 보시하는 정신을 잘 나타낸 이야기로 전해진다.


설산동자가 수행을 위해 여기 저기 산천을 유행하다가 어느 험한 산 바위 밑에 이르러 쉬고 있었다. 그 때 진리의 게송이 들려왔다. ‘모든 것은 무상하며 이것은 생멸의 이치다[諸行無常 是生滅法 제행무상 시생멸법].’ 설산동자는 이 말이 마음에 깊이 꽂혀서 다음 구절을 기다렸다. 기다리다 못해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누구신지는 모르나 그 다음의 구절을 마저 가르쳐 주십시오.’ 한참 후 나찰귀신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 법구는 내가 부른 노래인데 다음 구절을 말을 하려니 배가 고프고 힘이 없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소.’ 설산동자는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드시겠소?’ 나찰은 말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의 뜨거운 피만 먹소.’ 설산동자는 말했다. ‘그렇다면 법을 듣기 위해서 내 몸을 공양하리다. 그런데 내가 듣고 죽어야지 죽은 뒤에는 설해줘야 소용이 없으니 먼저 설해주시오. 약속은 지키리다.’ 이렇게 먼저 듣고 난 뒤에 죽어서 뜨거운 피를 공양드리기로 하고 들은 것이 다음의 구절이다.’생과 멸이 다 소멸하고 나면 그 소멸의 고요함이 즐거움이다[生滅滅已 寂滅爲樂].‘ 이 게송을 듣고 난 설산동자는 깨달음을 이루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혼자만 알고 목숨을 마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여기 저기 바위벽에다 써서 두고는 높은 바위에 올라가서 몸을 날려 나찰귀신에게 공양하였다.


진리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서, 또는 그 가르침을 널리 전하기 위해서 몸과 목숨을 돌보지 않고 공양하고 희생하는 일을 ’위법망구의 정신‘ 이라 하여 불교에서는 가장 가치 있고 위대하고 아름다운 삶이라고 칭송한다. 불이(不二),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은 하나이고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은 하나라는 진리를 깊이 깨닫고 나면 모든 것에 자비로워지고 여여(如如)해 진다. 산스크리트 어로는 ’타타타‘라고 하는데 그 뜻은 물건 본연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변하지 않는 마음‘을 이른다.


마음공부는 간절함과 지극함에서 비롯된다. 괴롭지 않은 사람은 간절한 그 마음을 품기가 어렵기 때문에 괴로움은 축복의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허나 누구나 생로병사를 겪어야하는데 그 누구도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닭이 알을 품듯, 고양이가 쥐를 잡듯, 배고픈 이가 밥을 생각하듯, 목마른 이가 물을 생각하듯, 젖먹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라고 한다. 부처님처럼 생로병사의 일대사를 해결하겠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를 가지고 공부에 임하면 생각과 일체 행동이 공부로 이어진다. 한 소절의 게송을 듣고 열반의 환희를 누림으로써 이미 모든 것을 얻은 설산동자는 더 이상 몸이라는 물질에 얽매이지 않았다.
물론 그 이야기는 해피앤딩이다. 설산동자가 몸을 던지자 나찰이 제석천으로 변해 동자를 살리고 미래 세상에 반드시 성불할 것임을 칭송한다. 매사에 간절하게 그리고 지극하게 임하면 그것이 기도이고 수행이다.


자기 신변의 모든 문제와 안팎의 대소사를 이루어 주십사 일일이 매달리고 기도를 하자면 그게 얼마나 힘들고 성가신 일인가. 그리고 매달려 기도한다 한들 다 이루어지던가 말이다. 이루어 질 일은 기도를 안 해도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 질 일은 기도를 해도 안 이루어진다. 그저 내맡기고 오늘을 사는 것이고 지금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계속 좋은 일로 남을지 나쁜 일로 바뀔지 오직 모를 뿐이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그리고 한 생각에 이어 감정이 올라올 때 바로 그것을 자각하고 그 생각과 감정을 떨어져서 지켜보며 이렇게 말하자. ’아, 얘 속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오는 구나. 이 생각이 또 어떻게 바뀌나 보자.‘, ’아… 얘 속에서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 구나. 이 느낌이 또 어떻게 바뀌나 보자.‘ 고. 그러면 어느 틈에 그랬냐는 듯이 삽시간에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깨닫고나면 하루에도 일어나는 오만가지 생각에 따라서 오르락 내리락 하던 마음의 출렁임이 점점 덜해진다.


’중생이 괴로움과 기쁨 사이를 일생토록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윤회‘라고 말한다.’고 법륜 스님은 말씀하신다. 억겁의 세월을 통해 수만번의 삶을 반복하는 윤회는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노릇이지만 일단 이 삶속에서 오는 고락의 윤회는 마음공부를 통해서 끊어볼 수 있다. 그리하면 어지간한 몸과 마음의 병도 절로 치유될 것이 분명하다.


한 구절의 말씀이나 게송을 듣는 기쁨은 언젠가는 떠나갈 물질적인 것이 주는 기쁨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백세를 넘긴 김형석 교수는, 인생을 돌아보니 육십부터 인생의 황금기가 시작이 되었다고 말한다.


며칠 전 오십구 세 생일이 지났으니 나야말로 이제 인생 황금기에 막 들어섰다. 이 나이에 생로병사를 해결하는 문제를 두고 마음공부를 하니 재미있다. 자식들한테서 연락이 없고 보러와 주지 않는다고 혼자서 서글퍼하고 섭섭해 했던 적도 많았으나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외려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다.


겉 사람은 후패해도 속사람은 날로 날로 새로워진다.

권달래
아마추어 작가, 1985 중앙대 건축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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