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0일 공식 발표를 통해 12세에서 15세 미성년자들도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정체 기미를 보였던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올 가을 개학하는 학교들의 오프라인 수업 정상화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예방접종은 사망 및 중증 위험 방지보다는 학교 수업 정상화와 타인 전파를 막는 것, 그리고 지역 사회 내 집단 면역령 형성이 주된 목적이다.
이번 주 중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의 사용 권고 및 로셸 월렌스키 국장의 승인만 나면 12세에서 15세 미성년자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미 전역에서 시작된다. 현재는 16세 이상에 대해서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연령을 확대할 경우, 집단면역 형성을 더 빨리 앞당길 수 있기에 전 세계적으로도 관련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국의 재닛 우드콕 국장대행은 이 날 “오늘의 조치로 더 어린 연령층의 인구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고 일상에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에서 이 연령층에 대한 긴급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백신이 처음이다. 하지만 앞서 캐나다는 화이자 백신의 접종이 12세에서 15세도 가능하도록 승인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5일 이번 결정이 12세에서 15세 어린이들의 정상적인 생활 복귀를 도울 것이라고 밝히며 이 같은 승인을 결정했었다. 따라서 캐나다는 이를 검토하던 미국과 유럽연합(EU)보다 더 발빠르게 12세에서 15세 연령에 대한 화이자 접종을 승인한 전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



화이자는 지난 3월 말 12세에서 15세 사이의 미국인 2260명을 대상으로 임상 예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는 ‘100퍼센트’ 였다. 화이자는 생후 6개월에서 11세를 대상으로도 코로나19 백신 사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좋으면 다가오는 9월 즈음 FDA 긴급 허가를 신청하고 연말부터 이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더나와 존슨앤존슨도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허가를 목표로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나서는 청소년들이 많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콜로라도에서는 타주에 비해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꺼려한다는 통계가 발표되고 있으며, 카이저(Kaiser Permanente) 재단에서 지난 4월 말 성인 2,0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2세에서 15세 자녀를 둔 부모들의 30퍼센트 만이 ‘승인이 나는대로 자녀들이 백신 접종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23퍼센트는 심지어 ‘자녀들이 절대로 접종받도록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예방접종을 받으려면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도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4일 화이자 백신 2천만명분을 추가로 계약했다고 밝히며 “18세 미만 접종 대상 연령 확대 등 추가 수요 발생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