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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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전미가 혼란 속으로

콜로라도 주는 여성의 낙태권 인정하는 주, 지역사회 첨예하게 대립

미국 사회 여성들이 “미국은 여성보다 총기가 더 권리가 많은 나라(Guns Have More Rights Than Women Here)”라며 약 50년 만에 뒤집힌 낙태법 폐기를 두고 전 사회가 엄청난 파문에 휩싸이며 들끓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지난 24일 임신 28주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 했던 50년 전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불현듯 공식 폐기했다. 1973년 내려졌던 판결을 공식적으로 번복하며 지난 50년 간 연방 차원에서 보장되었던 여성들의 낙태 권리가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라며 고개를 젓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 19세기로 돌려 놓았다고 비난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집단은 바로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앞둔 ‘여성’들과 ‘행복한’ 삶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도 있는 ‘아동들’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로 대(對) 웨이드(Roe v. Wade, 410 U.S. 113)’ 판결은 대법원이 1973년 1월 ‘7대 2’로 내린 결정으로 여성의 낙태 권리가 미국 수정헌법 14조상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법안이다. 그러면서 태아가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 약 임신 28주 전까지는 여성의 어떤 이유에서든 임신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판결했었다.

미셸 오바마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표현했으며 전 세계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그녀의 포스팅을 리트윗했다. (사진 미셸 오바마 트위터)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잇따라 임명돼 연방 대법관 총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는 등 대법원이 ‘보수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3명 모두 ‘로 대(對) 웨이드’ 판결 폐기에 찬성했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강력히 연방대법원을 성토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공화당 현역 의원들은 여론이 격앙되자 일단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낙태권 존폐 결정은 각 주 정부 및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향후 주별로 낙태 문제와 관련한 입법과 정책 시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로라도 주는 이미 낙태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인정한 주이지만, 이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면서 콜로라도 주변의 많은 주를 포함하여 약 20개 이상의 주들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콜로라도 주에서도 낙태권 옹호 비영리단체 지사 앞에서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시민들과 그렇지 않은 시민들이 뒤섞여 시위를 벌이다가 일부는 서로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해 경찰이 진압에 나서야 했다. 롱몬트의 한 낙태 시술 병원은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 불이 난 병원 벽에는 “낙태는 안전하지 않다”고 적힌 낙서가 가득했다.

미 연방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뒤집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는 24일 내내 시위가 끊이질 않았다. (Caitlyn Kim)

다른 주들의 경우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낙태를 자동적으로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트리거 법(trigger laws)”을 제정했다. 미국에서 낙태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불확실하지만, 약 절반 이상의 주들이 금지법을 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낙태를 받기 위해 주 경계를 넘어 콜로라도 주로 오는 환자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미 사회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이라고 대법원의 판결을 전면 비판했으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젊은 여성들의 권리 제약, 정치적 이슈 아닌 기본적인 여성 인권 침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나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굴하지 않고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해 입법 절차에 나서기 위해 낙태 찬성론자들에게 선거에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호소 중이다. 또한 그는 이번 판결에 대응한 행정명령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예원 기자
고려대학교 국제학 BA · 고려대학교 언론학 BA · 덴버대학교 국제안보학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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